아무말 대잔치

내가 10살때의 일이다. 나는 친구들과 같이 채집집과 잠자리채를 들고서 곤충잡이를 하고 있었다. 여러마리의 나비와 한마리의 잠자리를 잡아왔었다.
 
집에와서 엄마에게 잡아온 곤충들을 자랑한답시고 그랬는지 채집집을 그대로 열었는데 안에서 잠자리가 튀어나왔다.
 
그런데 그 잠자리는 우리집 거실을 날아다니다가 부엌으로 가더니 접시 위로 점점 낮게 날다가 이윽고 납작해지면서 맛있는 팬케이크가 되었다.
 
과연 외국인들이 우리를 우습게 여길 상황이었다. 그 팬케이크를 먹다가 팬케이크한테 공격당해 죽는다면 pan-death가 되는것이 아닌가?
 
 
아무튼 나는 케이크를 다 먹고나서 집 앞 마당으로 다시 나왔다. 마당에 심어놓은 잔나무는 잎파리가 무성했고 작고 파란색의 새들이 마당 바닥을 거닐고 있었다.
 
나는 소화를 시킬겸 근처의 댄스클럽에 가서 아방가르드 뮤직을 들었다. 클래식과 스크래치사운드가 조화를 이루면서 마치 독일의 건축물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댄스클럽 앞쪽 무대 천정 모서리에 무언가가 있었다. 그랬다. 물론 거기에는 대형 블리츠 스피커가 매달려 있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그 옆자리에서 선풍기가 이쪽을 노려보고 무섭게 자리잡고 있었다. 순간 댄스클럽은 조용해졌다.
 
잠시후 선풍기는 댄스클럽을 무산소 공간으로 만들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질식당해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며 클럽 밖으로 나가려고 안간힘을 썼다. 도망가는 와중에 어떤 두사람은 싸우고 있었다. 한 사람은 선풍기로 인한 사망이 진짜로 타당하다기 때문이 이러한 상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면서 선풍기로 인한 사망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 거짓말이고 믿으면 웃음거리가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도망가고 있던 어떤 다른 사람이 끼어들면서 사실은 선풍기로 인한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도 하기 싫었다. 나는 아직 10살이었으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댄스클럽은 무산소 공간이 되는 대신에 급속도로 냉각이 되면서 벽면에 서리가 끼기 시작했다.
 
클럽 밖으로 나온 나는 출동한 경찰들과 구급대원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어떤 차에서 전문가로 보이는 사람이 내렸다. 그 사람이 말했다. '선풍기가 어떤 심리상태를 지니고 있는지 알아야 해요.'
안그래도 급하게 뛰어나오느라 지쳐있었는데, 나는 이상하리만큼 몸에서 힘이 빠지고,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 순간 나는 내가 있던곳에서 시야가 움직여서 다시 건물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내 몸은 클럽 밖에 있었다. 이윽고 시야에 그 선풍기가 보였다. 선풍기와 점점 가까워졌다.
 
나는 선풍기와 내가 하나가 되는 것을 느꼈다. 선풍기가 이곳을 차갑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내부의 공기 또한 빨아들이고 있음이 분명했다. 무엇이 선풍기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내가 선풍기와 대화할 수 있을까? 나는 선풍기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선풍기야. 내 말 들리니? 하지만 선풍기는 대답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선풍기를 느낄 수 있었다. 선풍기는 다급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갈망하고 있었다. 나는 선풍기가 미친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의든 악의든 일단 미쳤다고 생각했다. 나는 선풍기인 채로 선풍기가 하는 일들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이때 나는 선풍기의 감정에 도달했다. 선풍기는 강한 이타심에 사로잡혀 있었다. 나는 계속 선풍기의 심리의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귓가에서 그 사람의 말이 맴돌았다. 선풍기가 어떤 심리 상태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한다......
됐다. 난 러시아로 벌써 발견한 신작
 
사지말라는 하지말자 있네요...
그 순간 나는 선풍기의 생각에서 한 이미지를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것을 알고나자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어째서 그것이지? 그렇지만 나는 이윽고 선풍기의 진심을 알게 되었다..
 
나는 다시 내 몸으로 되돌아왔다. 나는 쭈뼜거리며 전문가에게 갔다. 저기요. 제가 선풍기의 마음을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전문가는 나에게 관심을 가졌다. 나는 이야기했다. 선풍기의 마음속에는 우주의 이미지가 있었다고. 전문가는 설명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나는 선풍기가 우주공간을 동경하고 있으며, 그래서 사람들에게도 우주공간의 멋있음을 전파하고 싶어한다고 이야기했다. 선풍기는 우주공간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댄스클럽의 사람들을 위해서 클럽 내부를 우주공간과 비슷한 환경으로 만들려고 한 것이었다.
개인사진 잘 다 제 모르겠어요
 
배운 걸 작은 읍입니다⌒⌒ 휴대전화가 잘 선착순으로 들어갔는데..
전문가가 수긍하고 댄스클럽안으로 들어갔다. 전문가는 선풍기에게 적절한 조치와 설득을 취했고 선풍기는 작동을 멈추었다. 나를 포함해서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얼마 지나자 뉴스에서 후속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그 선풍기는 과거에 우주정거장 내부에서 사용되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과연 진짜로 우주를 경험했던 선풍기였던 것이었다.